하네스 사흘 만에 다시 샀다 — 가슴둘레는 맞았고 끈 폭이 틀렸다

산책 사흘째 저녁에 앞다리 겨드랑이가 빨갛게 쓸려 있었다. 사이즈를 의심해서 다시 쟀는데 가슴둘레는 맞았다. 틀린 건 치수가 아니라 끈 폭이었고, 좁은 면에 체중이 몰린 자리가 그대로 자국으로 남았다. 상세페이지 치수표만 보고 주문하면 이 항목은 걸러지지 않는다.

가슴둘레는 맞았는데 끈 폭에서 틀렸다

처음 산 건 끈으로만 된 형태였다. 주문할 때 확인한 건 두 개뿐이었다. 가슴둘레, 목둘레. 그 숫자가 몸에 맞으면 맞는 물건이라고 생각했다.

몸에 닿는 면적은 한 번도 보지 않았다. 같은 체중이라도 닿는 폭이 좁으면 그 좁은 면에 힘이 다 실린다. 사흘이면 자국이 남을 정도였다. 끈 폭은 치수표에 대개 안 적혀 있고, 착용 사진에서 눈대중으로 봐야 했다. 그걸 안 봤다.

조끼형으로 바꾸고 두 달, 자국은 안 생겼다

두 번째로 산 건 어깨를 넓게 덮는 조끼형이었다. 바꾼 뒤로 쓸린 자국은 다시 생기지 않았다.

다만 확인한 범위는 좁다. 여름 두 달을, 그것도 해가 진 뒤 산책으로만 썼다. 통풍 메시라고 적혀 있지만 한낮에 입혔을 때도 같은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지금은 산책 시간을 저녁으로 옮기는 쪽으로 넘기고 있고, 낮 산책이 필요한 집이라면 이 결론을 그대로 가져가면 안 된다.

4만 원짜리를 치우고 3천 원짜리가 2년 남았다

물을 더 마시게 하려고 자동급수기를 샀다. 4만 원. 두 달 만에 치웠다.

고양이가 근처에 가지 않았다. 모터가 도는 물건이라 소리를 의심했지만 그건 가려내지 못했다. 확실한 쪽은 비용이었다. 필터를 한 달에 한 번 갈아야 했고, 정작 안 쓰는 물건에 교체 비용만 계속 나갔다.

지금 쓰는 건 3천 원짜리 스테인리스 그릇이고 2년째다. 그런데 효과가 난 건 그릇을 바꿔서가 아니었다. 물그릇을 밥그릇에서 두 걸음쯤 떨어뜨려 놓은 뒤로 물을 마셨다. 급수기보다 그 편이 나았다. 이유는 가리지 못했다. 밥 냄새 때문인지 우연인지 알려면 자리를 원래대로 되돌려봐야 하는데, 2년째 잘 마시고 있어서 되돌리지 않았다.

돈이 안 드는 쪽을 먼저 해봤어야 했다. 자리를 옮기는 데는 0원이 들고, 그래도 안 되면 그때 사도 늦지 않았다.

두 번 사고 나서 정리한 것

물건 그때 본 것 지금 보는 것 결과
끈형 하네스 가슴둘레·목둘레 치수 몸에 닿는 끈의 폭, 겨드랑이를 지나가는 부위 사흘 만에 교체
자동급수기 4만 원 용량, 정수 단계 모터 유무, 필터 교체 주기와 교체 비용 두 달 만에 철수
스테인리스 그릇 3천 원 디자인 밥그릇과 떨어뜨려 놓을 자리가 있는지 2년째 사용 중

두 번 다 실패한 쪽이 더 비쌌다. 비싸서 실패한 게 아니라 기능이 많은 쪽을 골랐고, 모터와 필터와 정수 단계는 우리 집 고양이에게 하나도 쓰이지 않았다. 남은 두 개는 넓은 천 한 장과 그릇 하나다.

다음에 살 때 확인할 것

  1. 하네스 치수표에 끈 폭이 mm 또는 cm 단위로, 가슴둘레·목둘레와 함께 적혀 있는지. 둘레만 적힌 표로는 닿는 면을 알 수 없다.
  2. 앞다리 사이가 보이는 착용 사진이 있는지. 정면과 옆 사진이 둘 다 있어야 겨드랑이로 무엇이 지나가는지 눈으로 확인된다.
  3. 급수기 상세페이지에 교체용 필터의 낱개 가격과 권장 교체 주기가 본체 가격과 따로 적혀 있는지. 주기만 쓰고 가격을 빼놓은 제품이 많다.

고양이 한 마리 사는 집 기준이다. 자동급수기를 잘 쓰는 집도 봤으니 모터 있는 물건을 다 거를 이유는 없다. 다만 다음에도 나는 같은 순서로 산다. 자리부터 옮겨보고, 그다음에 닿는 면을 보고, 값은 마지막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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