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이 두고 에어컨 켜둔 채 출근한 7월, 전기요금 8만 9천 원의 기록
7월 전기요금이 8만 9천 원 나왔다. 작년 같은 달엔 5만 원이 안 됐다. 늘어난 이유는 짚이는 게 하나뿐이었다. 올여름부터 고양이만 두고 출근할 때도 에어컨을 26도로 켜둔 채 나갔다. 그래도 다음 여름에 똑같이 할 생각이다. 한 번 꺼보고 내린 결론이다.
한 번 끄고 나갔던 날
7월 초, 요금이 무서워서 끄고 출근한 날이 있었다. 퇴근하고 현관문을 여니 고양이가 현관 타일에 배를 깔고 늘어져 있었다.
고양이는 집에서 제일 시원한 자리를 스스로 찾는다. 그날 애가 고른 자리가 현관 타일이었다는 건, 방이고 거실이고 그보다 나은 데가 없었다는 뜻이었다. 타일은 집 안 바닥재 중에 열이 가장 늦게 오르는 자리다. 거기까지 밀려나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뒤로 껐다 켰다를 포기했다.
켜두기 전과 후
| 시도 | 조건 | 결과 |
|---|---|---|
| 끄고 출근 | 7월 초 평일 낮, 고양이 혼자 | 퇴근 후 고양이가 현관 타일에 배를 깔고 늘어져 있었다 |
| 26도로 켜두고 출근 | 이후 7월 한 달, 평일 낮 내내 | 타일에 늘어진 모습은 다시 없었고, 월 요금 8만 9천 원 |
숫자로 남은 건 이 정도다. 작년 같은 달(5만 원 미만) 대비 4만 원 안팎이 늘었다. 그중 얼마가 '비운 집 냉방' 몫인지는 아래 이유로 정확히 가르지 못했다.
요금 차이에서 가르지 못한 것
두 가지를 확인하지 못했다.
첫째, 작년과 올해의 더위가 같았는지 모른다. 요금 차이 4만 원을 전부 켜두기 탓으로 돌리려면 금액이 아니라 사용량(kWh)으로 비교해야 하는데, 고지서에 전년 동월 사용량 비교란이 있다는 걸 이번에야 봤다. 다음 고지서부터는 금액 말고 그 칸을 본다.
둘째, 온도는 26도 하나만 시험했다. 27도나 28도로 올려두어도 고양이가 타일로 내려오지 않았을지는 비교하지 못했다. 요금을 더 줄일 여지가 있는지 모르는 채로 여름이 끝나가고 있다.
다음 여름 전에 확인할 것
- 에어컨 앱·리모컨 설정 화면에 켜짐 예약이 시간 단위로 있는지. 퇴근 한 시간 전에 켜지게 걸 수 있어야 '하루 종일'과 '오후만'의 요금을 비교할 수 있다. 끄기 예약만 있는 기종이면 이 비교 자체가 안 된다.
- 전기요금 고지서의 전년 동월 사용량(kWh) 칸. 금액은 누진 구간이 섞여서 냉방 탓인지 안 보인다. 사용량 칸은 고지서에 이미 인쇄돼 있다.
- 제품 스펙표에 인버터형 표기가 있는지. 장시간 켜두는 운용이면 정속형과 인버터형은 전기를 쓰는 방식이 다르다. 상세페이지 스펙표나 실외기 라벨에서 눈으로 확인된다.
판단은 정해졌다. 켜두는 데 든 돈이 월 4만 원 안팎이었고, 나는 그 돈으로 퇴근길 걱정을 지웠다. 타일에 늘어진 고양이를 한 번 본 사람은 아마 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다만 이건 7월 한 달, 고양이 한 마리 있는 집에서 26도 한 가지 설정으로 확인한 결과다. 집 단열이 다르거나 동물이 다르면 온도부터 다시 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