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알약 먹이기, 츄르 네 개를 쓰고도 실패했다 — 방법별로 뚫린 지점

알약 한 알을 먹이는 데 츄르 네 개를 썼다. 츄르는 다 없어졌고, 알약은 그릇 한가운데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틀 동안 세 가지 방법을 썼고 전부 실패했다. 그래서 지금은 숨기는 기술을 더 늘리는 것보다, 처방받는 자리에서 약의 형태 자체를 바꿔 달라고 하는 쪽이 답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섞어 숨기기 — 40분 준비했고 5초 만에 뚫렸다

첫 시도는 츄르였다. 알약이 안 보이게 반죽하듯 섞는 데 40분을 썼다. 고양이는 5초 만에 골라냈다. 츄르만 싹 핥고 알약은 그릇 가운데에 남겨뒀다.

실패 지점은 약이 아니라 츄르 쪽에 있었다. 아무리 섞어도 알약은 녹지 않는 한 덩어리로 남는다. 혀로 핥아 먹는 간식이라, 덩어리 주변만 걷어 먹는 게 고양이 입장에선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두 번째는 습식캔이었다. 캔에 섞었더니 알약이 닿은 부분만 남기고 나머지를 비웠다. 다음엔 사료 밑에 묻어봤는데, 이번엔 그 캔에 입도 대지 않았다. 숨기는 정확도의 문제가 아니었다. 약 냄새가 밴 순간 그 그릇 전체가 거부 대상이 된다는 쪽으로밖에 설명이 안 됐다. 밥에 약을 숨기다 실패하면, 그날 밥까지 같이 버리게 된다는 게 이 방법의 진짜 비용이었다.

손 투약 — 넣는 것과 삼키게 하는 건 다른 일이었다

세 번째는 손이었다. 입을 벌려 알약을 넣었고, 넣는 것 자체는 됐다. 3초 뒤에 소파 밑에서 그 알약을 찾았다. 본인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앞발을 그루밍하고 있었다.

여기도 실패 지점이 분명했다. 약을 넣자마자 손을 놓았고, 삼키는 걸 확인하지 않았다. 알약이 혀 앞쪽에 얹힌 채로 입만 다물게 하고 놓아주면, 고양이는 언제든 뱉을 수 있다. 다음날 같은 방법을 다시 시도했다. 손등에 긁힌 줄 두 개가 남았고, 약은 이번에도 못 먹였다.

이틀간의 시도 기록

방법 들어간 비용·수고 결과 뚫린 지점
츄르에 반죽 츄르 4개, 준비 40분 5초 만에 알약만 골라냄 알약이 안 녹는 덩어리라 혀로 분리 가능
습식캔에 섞기 캔 1개 알약 닿은 부분만 남김 냄새로 위치를 특정
습식캔 밑에 묻기 캔 1개 그릇째 거부 약 냄새가 캔 전체에 뱀
손으로 직접 손등 긁힘 2줄, 이틀 연속 3초 뒤 뱉음 삼킴 확인 없이 놓아줌

다음에 약을 받을 때 확인할 것

  1. 처방전이나 약 봉투에 가루 조제·분할이 가능한 약인지 적어 달라고 할 것. 진료실에서 물으면 그 자리에서 답이 나온다. 알약을 집에서 이기는 것보다, 처음부터 가루나 시럽 제형으로 받는 게 시도 횟수 자체를 줄인다.
  2. 밥에 섞을 거라면, 약 섞은 그릇과 안 섞은 그릇을 나란히 놓고 어느 쪽부터 비우는지 볼 것. 섞은 쪽을 남기거나 피하면 그 방법은 접어야 한다. 우리 집처럼 그릇째 거부가 시작되면 밥까지 버리게 된다.
  3. 손 투약이라면 놓아주기 전에 목이 움직이며 삼키는 걸 눈으로 확인하고, 3분 안에 소파 밑과 방석 아래를 볼 것. 입을 다물었다는 건 삼켰다는 뜻이 아니었다. 뱉은 알약은 늘 가구 밑에서 나왔다.

이건 고양이 한 마리와 사는 집에서 알약 하나를 이틀 먹이려다 실패한 기록이다. 단기 처방이라 이 정도로 끝났지, 2주 이상 매일 먹여야 하는 약이었다면 섞어 숨기기로는 버틸 수 없었을 거라고 본다. 장기 투약에서 통하는 방법이 따로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고양이 알약 먹이기, 츄르 네 개를 쓰고도 실패했다 — 방법별로 뚫린 지점 · 같이 사는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