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새벽 4시 20분에 깨운 3주, 원인은 밥그릇이 아니었다

3주 동안 알람보다 정확했다

새벽 4시 20분. 정확히는 4시 20분에서 4시 30분 사이였다. 3주째 같은 시간에 깼다. 깼다기보다 깨워졌다. 얼굴 옆에서 울고, 안 일어나면 손등을 앞발로 툭툭 건드렸다.

처음엔 배가 고픈 줄 알았다. 자기 전에 밥을 조금 더 얹어줬다. 사흘 해봤는데 시간은 그대로였다.

밥그릇은 늘 반이 남아 있었다

아침마다 밥그릇을 확인했다. 늘 반 넘게 남아 있었다. 배고픔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나는 사흘을 밥으로 해결하려고 했다.

며칠은 그냥 누워서 지켜봤다. 깨우기 직전에 창밖에서 새 우는 소리가 났다. 몇 번을 겹쳐 보니 거의 같은 순서였다. 새 소리, 그다음 고양이. 방 커튼이 얇은 아이보리라 4시대에 이미 방 안이 회색으로 밝아져 있었다.

암막 커튼으로 바꾸고 나서

주말에 암막으로 갈았다. 그 뒤로는 5시 반쯤으로 밀렸다. 한 시간 넘게 벌었다.

다만 이게 커튼 덕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8월이라 해 뜨는 시간 자체가 매일 조금씩 늦어지는 중이다. 커튼을 안 달았어도 비슷하게 밀렸을 수 있다. 겨울까지 봐야 답이 나올 것 같다.

원인을 잘못 짚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생각해보니 펫용품에서도 같은 식으로 틀렸다.

상황 내가 짚은 원인 실제로 문제였던 것
새벽에 깨움 밥이 부족함 창으로 들어오는 빛과 새 소리
겨드랑이 쓸림 하네스 사이즈 가슴둘레는 맞았고, 끈 폭이 좁았음
물을 안 마심 물이 안 흐름 모터 소리, 그리고 그릇 놓은 자리

하네스는 산책 3일 만에 다시 샀다. 사이즈는 맞았는데 앞다리 겨드랑이가 빨갛게 쓸려 있었다. 가슴둘레만 재고 닿는 면 넓이는 안 봤던 것이다. 어깨 쪽이 넓은 조끼형으로 바꿨다. 통풍 메시라고 적혀는 있는데 여름엔 더워 보여서 이게 맞는 선택인지는 더 봐야 한다.

자동급수기는 4만 원 주고 사서 두 달 만에 치웠다. 모터 소리 때문인지 근처도 안 갔다. 필터는 한 달에 한 번씩 갈아야 했다. 지금은 3천 원짜리 스테인리스 그릇을 2년째 쓴다. 물그릇을 밥그릇에서 두 걸음쯤 떨어진 곳으로 옮겼더니 그게 더 나았다. 왜 그런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다음에 같은 일이 생기면

뭘 사기 전에 먼저 해볼 것들을 적어뒀다.

  • 며칠은 아무것도 바꾸지 말고 시간만 기록한다. 규칙이 보이면 원인이 절반은 좁혀진다.
  • 먹는 문제로 보이면 남은 양부터 확인한다. 그릇이 비어 있는지 아닌지가 제일 싼 단서였다.
  • 몸에 닿는 물건은 치수 말고 폭과 재질을 본다. 사이즈표에 안 적혀 있는 쪽이 대개 문제였다.
  • 자리를 옮겨보는 건 공짜다. 사기 전에 먼저 해봤어야 했다.

그쪽 애들도 깨우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지 궁금하다. 우리 집만 그런 건 아닐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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