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후 3시마다 사라지던 고양이, 3주 만에 옷장 위에서 찾았다 — 단서는 커튼 틈 20cm
오후 3시만 되면 고양이가 사라졌다. 이름을 불러도 나오지 않았다. 3주를 못 찾다가 어제 안방 옷장 위에서 찾았는데, 답은 고양이가 아니라 볕에 있었다. 더워서 닫아둔 커튼이 20cm쯤 벌어져 있었고, 그 틈으로 들어온 오후 볕이 딱 그 시간에만 옷장 위에 닿았다.
아침저녁엔 멀쩡히 보이던 애가
아침에는 창틀에 있었다. 저녁에는 거실에 있었다. 그런데 오후 3시 전후로만 집 어디에도 없었다. 침대 밑, 소파 뒤, 베란다까지 다 봤는데 없었다. 넓지도 않은 집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3주 동안 못 찾은 건, 내가 사람 눈높이에서만 찾았기 때문이었다. 옷장 위는 서서 지나가면 보이지 않는다. 한 번도 올려다보지 않았다.
커튼은 내가 닫았고, 틈은 얘가 알고 있었다
어제 낮에 옷을 넣으러 안방에 들어갔다가 옷장 위에서 내려다보는 눈과 마주쳤다. 그 자리에 서서 방을 둘러보니 이유가 바로 보였다. 더위 때문에 안방 커튼을 닫아뒀는데, 끝까지 안 닫혀서 20cm쯤 틈이 벌어져 있었다. 그 틈으로 든 볕은 오전엔 창틀에 머물다가 오후 3시쯤 옷장 위로 옮겨갔다. 아침의 창틀과 오후의 옷장 위는 같은 볕의 다른 시간대였던 셈이다. 고양이는 볕의 이동 경로를 통째로 알고 있었고, 나는 커튼을 닫았으니 그 방엔 볕이 없다고 생각했다.
찾으면서 확인한 것
| 확인한 것 | 방법 | 내 경우 |
|---|---|---|
| 커튼을 닫았을 때 남는 틈 | 닫은 상태에서 틈 폭을 잰다 | 약 20cm |
| 그 틈의 볕이 시간대별로 닿는 자리 | 고양이가 사라지는 그 시각에 방을 돈다 | 오전 창틀 → 오후 3시 옷장 위 |
| 사람 눈높이 위의 평면 | 옷장·냉장고·책장 위를 올려다본다 | 안방 옷장 위 |
찾는 순서를 바꾼 게 컸다. 고양이가 갈 만한 곳을 짚는 게 아니라, 그 시각에 볕이 닿는 자리를 먼저 짚고 그 근처의 높은 평면을 올려다봤다.
다음에 숨은 자리를 찾을 때 확인할 것
- 커튼을 닫은 상태에서 틈이 몇 cm 벌어지는지. 틈이 있으면 볕은 들어오고, 볕이 들어오면 그 방은 닫힌 방이 아니다.
- 고양이가 사라지는 바로 그 시각에 볕이 어디 닿는지. 아침에 둘러본 볕 자리는 소용없었다. 볕은 시간마다 옮겨 다닌다.
- 눈높이보다 높은 평면이 어디 있는지. 옷장, 냉장고, 책장 위처럼 지나가며 보이지 않는 자리부터 올려다본다.
커튼 틈은 막지 않기로 했다. 3주 동안 다치지 않고 잘 쓰던 자리를 굳이 없앨 이유가 없었다. 다만 이건 여름 오후 기준이다. 해가 낮아지는 겨울에도 볕이 옷장 위까지 올라오는지는 확인하지 못했고, 그때가 되면 얘가 먼저 다음 자리를 찾아낼 거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