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드랑이가 쓸린 하네스와 두 달 만에 치운 4만 원 급수기

산책 3일 만에 하네스를 다시 샀다. 가슴둘레를 재서 샀고 채운 뒤 손가락 두 개가 들어갔는데, 목욕시키다가 앞다리 겨드랑이 양쪽이 빨갛게 쓸려 있는 걸 봤다. 4만 원짜리 자동급수기는 두 달 쓰고 치웠고, 3천 원짜리 스테인리스 물그릇은 2년째 쓰고 있다. 둘레와 용량은 상세페이지 첫 화면에 크게 박혀 있었고, 실제로 문제를 만든 값은 거기 없었다.

쓸린 원인은 사이즈가 아니라 끈 폭이었다

처음 산 건 얇은 끈으로 된 형태였다. 여름이라 가벼운 쪽이 나을 줄 알았다. 그런데 걷는 내내 그 좁은 끈 한 줄이 앞다리 접히는 자리를 문질렀다. 당기는 힘이 한 줄에 다 실리니까 그렇다. 힘을 받는 지점이 하나면 그 하나에 전부 몰린다.

어깨 쪽이 넓은 조끼형으로 바꿨다. 쓸린 자리는 며칠 만에 가라앉았다.

여기서 알게 된 건 발견 속도다. 치수가 안 맞으면 채우는 순간 알지만, 닿는 면이 문제인 건 사흘이 지나 몸에 나타나고서야 알았다. 그것도 목욕시키다가 봤다. 털에 덮여 있으면 걷는 모습만으로는 안 보인다.

조끼형에도 걸리는 게 생겼다. 8월에 등판을 거의 다 덮는 걸 채우고 나간다는 점이다. 상세페이지에는 '통풍 메시'라는 문구만 있었고 원단 구성이나 구멍 크기는 적혀 있지 않았다. 지금은 산책 시간을 줄이는 걸로 넘기고 있다. 여름 한 철만 써본 판단이라, 겉옷이 필요한 겨울에도 등판 넓은 조끼형이 같은 답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4만 원 급수기는 두 달, 3천 원 그릇은 2년째

물을 너무 안 마셔서 자동급수기를 샀다. 4만 원쯤이었다. 흐르는 물이면 마신다는 얘기를 여기저기서 봤다.

우리 고양이는 근처도 안 갔다. 모터가 도는 동안 접근하지 않았는데, 소리 때문인지 물이 움직여서인지는 끝까지 구분하지 못했다. 확실한 건 하나 더 있었다. 필터를 한 달에 한 번씩 갈아야 했고 그 값이 계속 붙었다. 본체값 4만 원은 한 번이지만 필터는 쓰는 내내 나간다. 두 달 쓰고 치웠다.

지금 쓰는 건 3천 원짜리 스테인리스 그릇이다. 2년째다. 바꾼 건 그릇이 아니라 자리였다. 밥그릇 바로 옆에 두던 물그릇을 두 걸음쯤 떨어진 데로 옮겼고, 그러고 나서 마시는 양이 늘었다. 밥 냄새가 섞이는 걸 피한 건지 동선에 걸려서인지는 갈라내지 못했다. 다만 돈이 안 드는 시도였다는 건 분명하다. 물건을 바꾸기 전에 자리부터 옮겨보는 쪽이 순서상 먼저다.

상세페이지 첫 화면에 없던 값들

물건 그때 확인한 것 놓쳐서 문제가 된 것
얇은 끈 하네스 가슴둘레, 목둘레, 무게 끈 폭, 끈이 겨드랑이를 지나는지, 힘이 몇 갈래로 나뉘는지
조끼형 하네스 어깨 폭이 넓은 형태인지 등판 덮이는 면적, 메시 원단 구성
자동급수기 용량, 필터 포함 여부 작동 소음, 필터 교체 주기와 필터 개당 가격
스테인리스 물그릇 재질 밥그릇과 떨어뜨릴 거리

놓친 항목은 전부 공통점이 있다. 둘레와 용량은 첫 화면에 있고, 끈 폭이나 소음은 후기 사진을 한참 넘겨야 나온다는 것이다.

다음에 살 때 확인할 것

  • 끈 폭이 mm 단위로 적혀 있는지. 안 적혀 있으면 착용 사진에서 앞다리 겨드랑이를 지나는 줄이 몇 개이고 그 줄이 몸통 끈보다 좁은지 본다. 좁으면 그 한 줄이 당기는 힘을 다 받는다.
  • 필터 교체 주기와 필터 1개 가격이 같이 표기돼 있는지. 둘 중 하나만 있으면 월 유지비가 계산되지 않는다. 본체값만 보고 사면 두 달 뒤 다시 계산하게 된다.
  • 소음이 dB로 적혀 있는지. 숫자가 없으면 모터를 쓰는 제품인지부터 확인한다. 우리 집 고양이는 소리 나는 물건을 대체로 피했다.

다시 산다면 조끼형으로 다시 간다. 겨드랑이 쓸림은 그걸로 해결됐고, 얇은 끈 하네스는 산책 시간이 짧아도 다시 쓰지 않는다. 자동급수기는 사지 않는다. 물을 안 마시는 문제라면 4만 원짜리 기계보다 그릇 자리를 두 걸음 옮기는 쪽을 먼저 해본다. 다만 이건 소리에 민감한 고양이 한 마리 기준이다. 여러 마리가 한 그릇을 쓰거나 물 온도를 관리해야 하는 집이라면 급수기 쪽 계산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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